💡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Rheometer 그래프에 등장하는 저장 탄성률(G')과 손실 탄성률(G'')의 의미
  • Rheometer(전단)와 DMA(인장/굽힘)의 물리적 차이와 닮은 점 
  • Rheometer로 경화된 접착제의 Tg를 측정하는 방법

 

  이전 글 (Rheometer 그래프 읽기 ② : Gel Point는 왜 중요할?) 에서는 Rheometer를 이용하여 에폭시의 경화 과정에서 액체의 성질보다 고체의 성질이 우세해지는 지점인 Gel Point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경화가 끝난 이후에는 Rheometer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여기서 조금 의외의 장면을 만나게 된다. 분명 Rheometer는 액체의 점도와 유동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던 장비인데, 경화가 완료된 접착제를 다시 측정하면 G', G'', 그리고 Tan δ와 같은 값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그래프는 어디선가 본 것과 상당히 닮아 있다. 바로 DMA(Dynamic Mechanical Analysis)에서 볼 수 있는 그래프이다. (참고글 : DMA 그래프 읽기 ① : 왜 연구원들은 DMA를 가장 신뢰할까?)

 

  그렇다면 Rheometer와 DMA는 실제로 어떤 점이 닮아 있는 것일까? 이번 글에서는 경화된 접착제를 Rheometer에서 다시 승온하며 측정하는 방법을 중심으로, Rheometer와 DMA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재료의 점탄성을 평가하면서도 왜 유사한 거동을 보여주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처음에는 전혀 다른 장비라고 생각했다.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두 장비를 완전히 별개의 영역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측정 대상부터 극단적으로 다르다. DMA는 일반적으로 경화가 완료된 고체 시편의 기계적 변형을 평가한다. 반면 Rheometer는 미경화 상태의 액상 재료의 유동 특성을 평가하는 데 주로 사용하지만, 시편을 장비 내에서 경화시킨 후 다시 승온하여 경화된 재료의 점탄성 변화를 평가하는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그래프는 낯설지 않았다.

 

  내가 근무하던 연구소에는 당시 DMA가 없었다. 그래서 Tg(유리전이온도)와 관련된 에폭시 재료의 온도 의존적 거동을 이해할 때에도 Rheometer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회용 디스포저블 플레이트(Disposable Plate) 사이에 접착제를 얇게 형성한 뒤 Rheometer의 가열 기능을 이용하여 시편을 먼저 경화시켰다. 경화가 완료된 후 상온까지 냉각하고, 다시 승온하면서 Oscillation 모드로 G'과 G''의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이었다. 한번 경화된 시편은 접착제가 플레이트와 함께 고정되기 때문에 측정이 끝난 후 다시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와 같은 평가에서는 일회용 디스포저블 플레이트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동일 시편을 DMA와 결과를 비교하면, 유사한 구조의 DATA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장 탄성률(Storage Modulus)과 Tan δ였다. 측정 기호는 조금 달랐지만, 승온에 따른 그래프의 전체적인 양상은 Rheometer에서 보았던 모습과 매우 유사하였다.

 

  이 방법에서는 경화 과정 자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경화된 에폭시 네트워크가 온도 상승에 따라 어떻게 점탄성 거동을 변화시키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따라서 ① 액상 접착제의 공정 유동성을 평가하는 시험과 ② 경화 후 Tg 부근의 점탄성 변화를 평가하는 시험은 같은 Rheometer를 사용하더라도 목적과 시편 상태가 완전히 다르다. 

 

무엇이 닮았던 것일까?

 

  물론 두 장비가 같은 값을 측정하는 것은 아니다. DMA는 인장이나 굽힘과 같은 변형에 대한 탄성률(E') 과 손실탄성률(E'') 을 측정한다. 반면 Rheometer는 회전에 의해 발생하는 전단 변형에 대한 저장 전단탄성률(G') 과 손실 전단탄성률(G'') 을 측정한다. 즉, 측정하는 물리량도 다르고, 재료를 변형시키는 방식도 다르다. 하지만 두 장비 모두 재료의 점탄성(Viscoelasticity) 을 평가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Tg와 같이 재료의 거동이 크게 변하는 구간에서는 두 장비 모두 매우 유사한 변화 경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 DMA (Dynamic Mechanical Analysis): 시편을 양쪽에서 당기거나(Tensile) 위아래로 굽히는(Bending) 변형을 가하여 인장 저장탄성률 (E')과 인장 손실탄성률 (E'')을 측정한다.
  • Rheometer (Rotational/Oscillatory): 원형 플레이트를 시계/반시계 방향으로 미세하게 비틀어 발생하는 전단 변형을 통해 전단 저장탄성률 (G')과 전단 손실탄성률 (G'')을 측정한다.

Tg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방법

 

  DSC는 Tg를 열용량의 변화로 본다. TMA는 길이의 변화로 본다. DMA는 탄성률의 변화로 본다. 그리고 Rheometer는 경화된 접착제의 전단 점탄성 변화를 통해 Tg 부근에서 나타나는 재료의 연화 거동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Rheometer에서 필름 형태의 접착제를 Disposable Plate 사이에 두고 경화시킨 후, 상온까지 냉각한 다음 다시 승온하면서 G'과 G''의 변화를 측정하면 DMA에서 얻어지는 것과 유사한 온도 의존적 점탄성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Rheometer 역시 조건에 따라 Tg를 평가하기 위한 유용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측정 원리는 DMA와 동일하지 않으며, Rheometer에서는 전단 변형에 대한 점탄성 응답을 이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Rheometer를 이용한 온도 스윕에서도 Tg에 해당하는 온도 영역에서 G'과 G''의 변화가 나타나며, 이를 통해 경화된 에폭시의 유리전이 거동을 평가할 수 있다. 다만 DSC, TMA, DMA가 각각 열용량, 치수 변화, 인장·굽힘에 대한 기계적 응답을 측정하는 것과 달리, Rheometer는 전단 변형에 대한 점탄성 응답을 이용한다. 즉, 같은 Tg라는 현상을 서로 다른 물리량과 변형 모드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같은 Rheometer라도 시편의 상태와 시험 조건에 따라 전혀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앞선 글에서는 미경화 상태의 액상 접착제를 대상으로 전단 속도에 따른 점도 변화와 공정 중 유동 거동을 살펴보았고, 이어서 경화 과정에서 G'과 G''의 변화와 Gel Point가 공정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Rheometer 내부에서 접착제를 먼저 경화시킨 후 다시 승온하면서 G'과 G''의 변화를 측정하여, 경화된 고분자 네트워크의 온도 의존적 점탄성 거동을 살펴보았다.

 

  Rheometer와 DMA는 동일한 장비도 아니고 동일한 물리량을 측정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재료의 점탄성을 평가하기 때문에, Tg와 같이 재료의 거동이 크게 변하는 영역에서는 서로 유사한 변화 경향을 보여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 분석기기가 '무엇을 측정하는가'만이 아니라, 어떤 상태의 시편에 어떤 변형을 가하고 그 결과를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는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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