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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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는 DSC가 열의 흐름(Heat Flow) 을, TMA가 길이의 변화(Dimension Change)를 측정하는 장비라는 이야기를 했다. (참고 글 : DSC 그래프 읽기 : 왜 DSC로 Tg를 확인할까?, TMA 그래프 읽기 : TMA는 왜 측정할까?) 그렇다면 DMA(Dynamic Mechanical Analysis)는 무엇을 측정할까? DMA는 같은 Tg를 측정하는 장비이지만, DSC나 TMA와는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이 재료는 온도가 올라가면서 언제부터 힘을 제대로 버티지 못하는가?"
DMA는 바로 그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보여주는 장비이다.
DMA는 무엇을 측정하는 장비일까?
DMA는 시편에 매우 작은 진동 하중을 반복적으로 가하면서, 온도에 따라 재료의 변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측정하는 장비이다. 쉽게 말하면, 재료를 아주 조금씩 계속 흔들어 보면서 얼마나 단단한지, 얼마나 쉽게 변형되는지, 얼마나 에너지를 흡수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DMA에서는
- Storage Modulus (저장 탄성률)
- Loss Modulus (손실 탄성률)
- Tan δ (손실계수)
라는 세 가지 그래프를 함께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에폭시와 같은 고분자 재료는 탄성체와 점성체의 성질을 동시에 지닌 점탄성(Viscoelasticity) 물질이다. DMA는 정적인 하중 대신 정현파 형태의 동적 하중을 가하는데, 이때 재료 내부의 분자쇄 운동성으로 인해 입력된 응력(Stress)과 출력된 변형률(Strain) 사이에 시간적 지연인 위상차(Phase Angle, δ)가 발생한다.
이 위상차를 바탕으로 변형 에너지를 손실 없이 저장하는 능력을 저장 탄성률 (Storage Modulus, E'), 열 등으로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능력을 손실 탄성률 (Loss Modulus, E'')로 정량화한다. 그리고 이 둘의 비율인 Tan δ = E'' / E' 는 재료의 감쇠 성능을 지표화한 것이다.
왜 같은 Tg인데 값이 다를까?
많은 사람들이 처음 DMA를 보면 당황한다. DSC에서는 Tg가 120℃였는데, DMA에서는 135℃가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장비가 틀린 것이 아니다. DSC는 열용량의 변화를, TMA는 팽창률의 변화를, DMA는 기계적 물성의 변화를 측정한다. 같은 Tg라도 무엇을 기준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측정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장비마다 Tg 측정값이 다른 이유는 고분자의 유리전이가 단일 온도가 아닌 특정 온도 구간에 걸쳐 일어나는 '모션의 전이 과정'이기 때문이다. DSC는 열역학적 관점에서 2차 상전이에 따른 엔탈피 및 열용량 (Cp)의 변화를 감지하며, TMA는 열팽창 계수(CTE)의 변곡점을 측정한다.
반면, DMA는 주쇄(Main chain)의 세그먼트 운동(Segmental motion, α-relaxation)이 시작되면서 나타나는 거시적 기계적 강도의 붕괴를 직접 감지한다. 분자쇄의 micro-Brownian motion이 시작되는 미세한 순간을 기계적 응답으로 포착하기 때문에, DMA는 셋 중 감도(Sensitivity)가 가장 높으며 열적 변화보다 기계적 물성 변화가 먼저 시작되는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개발자는 숫자가 다르다는 사실보다, 왜 다른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Storage Modulus의 의미
DMA 결과를 받으면 가장 먼저 Tan δ Peak를 찾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오히려 먼저 확인했던 것은 Storage Modulus가 어디서부터 급격히 감소하는가였다. 온도가 올라갈수록 재료는 점점 부드러워진다. 하지만 어떤 재료는 천천히 약해지고, 어떤 재료는 Tg 부근에서 갑자기 강성을 잃는다. 이 차이는 실제 사용 환경에서 재료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성능을 유지하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Tan δ는 무엇을 의미할까?
Tan δ는 재료가 입력된 에너지를 얼마나 저장하고, 얼마나 소모하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다. 일반적으로 Tan δ Peak는 Tg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개발자는 Peak의 위치만 보지 않았다. Peak의
- 높이
- 폭
- 모양
까지 함께 살펴보았다. Peak가 넓다면 재료 내부의 구조가 균일하지 않을 가능성을, Peak가 매우 날카롭다면 전이가 비교적 짧은 온도 범위에서 일어난다는 점을 추정하기도 한다.

그래프는 반드시 비교해서 본다.
DMA도 마찬가지이다. 그래프 하나만 보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 배합을 변경했을 때
- 필러를 추가했을 때
- 경화 조건을 바꾸었을 때
- Aging 이후
Storage Modulus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Tan δ Peak가 이동했는지, Peak 폭은 어떻게 변했는지를 이전 그래프와 함께 비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DMA 역시 절대값보다 변화의 방향을 읽는 장비이다.
실제로는 접착층의 안정성을 예측하는 데 더 많이 활용했다.
접착제는 단순히 강도가 높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사용 온도에서도 충분한 강성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에폭시 접착제는 경화 후 3차원 가교 구조를 형성하므로, Tg뿐만 아니라 사용 온도에서의 Storage Modulus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재료의 기계적 안정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80℃에서 사용하는 접착제라면 실온 강도보다 80℃에서 Storage Modulus가 얼마나 유지되는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래서 DMA는 재료가 실제 사용 환경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거동할지를 예측하는 데 매우 유용한 장비이다.
DMA가 에폭시 배합 연구원에게 중요한 이유
에폭시와 같은 열경화성 수지는 경화 반응을 거치며 3차원의 거대한 가교(Crosslinking)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일반적인 사출용 열가소성 고분자는 온도가 Tg 이상으로 올라가면 주쇄가 완전히 자유로워지며 용융(Melting) 상태로 흐르지만, 에폭시는 Tg를 지난 후에도 완전히 녹지 않고 일정한 강성을 유지하는 '고무상 평탄 영역(Rubbery plateau)'에 진입한다.
따라서, Glass 영역에서는 분자간의 물리적 힘과 화학적인 힘의 합에 의해 단단하게 구조를 형성했던 에폭시가, Tg 이후의 Rubbery 영역에서 재료가 흘러내리지 않고 형태를 버티는 힘은 오직 화학적으로 묶여 있는 교차 결합, 즉 가교점(Crosslink point)들 덕분이다. 그래서, Tg 이후 고무상 영역에서 측정한 저장 탄성률 (E'rubbery)은 재료의 가교밀도와 직접적인 비례 관계를 가진다.

DSC는 경화 반응 시 발생하는 열량 변화로 간접적인 경화도를 추정하고, TMA는 열팽창에 따른 변형률을 확인하는데 반해, DMA는 주제와 경화제의 당량비(Equivalent ratio)가 화학적으로 완벽히 일어났는지, 3차원 가교망이 얼마나 촘촘하게 잘 형성되었는지를 기계적 탄성률의 절대값으로 직접 입증해 준다.
이번 글에서는 DMA가 재료의 기계적 물성변화를 측정하는 장비라는 것에 대해 살펴보았다. 다음 글 (DMA 그래프 읽기 ② : Storage Modulus는 무엇을 말해줄까?)에서는 Storage Modulus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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