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Gel Point 란?
  • G'과 G''의 교차점의 의미와 정밀 해석 기준 및 분석 노하우
  • Gelation 전후로 달라지는 유동성과 잔류 응력 문제 발생 원인

 

  이전 글에서는 미경화 상태의 액상 접착제를 대상으로 전단 속도에 따른 점도 변화와 공정 중 유동 거동을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Rheometer 그래프에서 연구원이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지점 중 하나인 Gel Point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Gel Point는 단순히 하나의 숫자가 아니다. 액체였던 재료가 스스로 형태를 유지하기 시작하는 전환점이며, 공정에서는 작업 가능 시간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Gel Point는 무엇일까?

 

  경화가 시작된 에폭시는 처음에는 자유롭게 흐르는 액체 상태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분자들이 서로 연결되고, 점차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어느 순간부터는 흐르기보다는 형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이 더 강해진다. 이 전환점이 바로 Gel Point이다. 즉, 완전히 경화된 순간이 아니라, 액체의 성질보다 고체의 성질이 우세해지기 시작하는 순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래프에서는 어떻게 나타날까?

 

  Rheometer에서 Time Sweep 시험을 수행하면 시간에 따라 G'와 G''가 함께 변화한다. 초기에는 G''가 G'보다 크다. 점성 성분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화가 진행되면서 G'가 빠르게 증가하고, 어느 순간 두 곡선이 서로 만난다. 많은 경우 이 교차점(G' = G'') 을 Gel Point의 기준으로 활용한다. 이 이후에는 G'가 G''보다 커지며, 재료는 점차 고체와 같은 거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현업에서는 G' =  G'' 지점을 Gel Point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고주파수 및 저주파수 조건에 따라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보다 엄밀한 학술적 기준에서는 다양한 주파수(Frequency)에서 측정한 tan δ (Loss Factor, G''/G') 곡선들이 주파수에 의존하지 않고 한 점에서 교차하는 시점을 Gel Point로 정의한다. 다만, 실제 현업 및 R&D에서는 신속한 평가를 위해 G' =  G'' 교차점을 실용적 기준점으로 널리 활용한다.

 

 

연구소에서는 숫자보다 변화 속도를 먼저 보았다.

 

  실제로 현업에서 에폭시 배합을 개발할 때 Gel Point 교차 시점(Gel Time) 하나만을 기록하고 끝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교차점 전후의 곡선 기울기와 경화 반응 거동 전체를 읽어내는 것이다.

  1. G'의 상승 기울기 (Cure Speed): Gel Point에 도달한 직후 G'이 얼마나 가파르게 상승 하는가? (수직에 가깝게 올라가는가, 완만하게 상승하는가?)
  2. 탄성의 안정적 유지 (Plateau): 교차 이후 탄성률이 목표치까지 안정적으로 도달하여 유지되는가?

  단순히 Gel Time이 10분으로 동일한 두 개의 에폭시가 있더라도, 9분까지 액체로 있다가 10분째에 폭발적으로 굳는 재료와, 2분부터 은근하게 점도가 올라가며 10분째에 교차하는 재료의 작업성은 완전히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원은 교차점이라는 '점'에 집착하기보다 그래프 전체가 그려내는 '선과 기울기'를 해석해야 한다.

 

Gel Point는 공정을 이해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Gel Point 데이터는 연구실 안의 분석 결과에 머무르지 않고, 현업의 공정 변수들과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 도포 및 액형 유지 시간 (Dispensing Window / Pot Life): G''이 우세한 초기 구간
  • 부품 조립 및 갭 맞춤 정렬 시간 (Open Time): Gel Point 직전까지 반드시 완료되어야 하는 작업
  • 압착 및 가열 경화 시간 (Cure Profile): Gel Point 이후 G'가 충분한 고체 탄성률에 도달할 때까지 요구되는 공정 시간

  Gel Point가 너무 빠르면 도포 중 노즐이 막히거나 부품을 미처 조립하기도 전에 겉면이 굳어 접착력이 떨어지는 불량이 발생한다. 반대로 Gel Point가 너무 느리면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기 위한 대기 시간이 길어져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 

 

구분 Gel Point 이전 (Pre-gel) Gel Point (Crossover) Gel Point 이후 (Post-gel)
물리적 상태 유동성 액체 (Viscous Liquid) 겔 상태 (Viscoelastic Gel) 탄성 고체 (Elastic Solid)
주요 거동 G'' > G' (점성 우세) G‘’ = G' (tan δ = 1) G' > G'' (탄성 우세)
공정 의미 도포, 토출, 젖음성(Wetting) 우수 작업 가능 시간(Open Time) 종료 응력 발생 시작, 가압 형성 한계
점도 및 흐름 자가 레벨링 가능 형상 유지 시작, 흐름성 상실 유동 불가능, 영구 변형 불가

 

Gel Point 이후의 잔여 경화

 

  Gel Point를 통과했다고 해서 에폭시의 화학 반응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겔화 이후에도 미반응 에폭시 기와 경화제 분자 간의 가교 반응은 계속 진행되며, 분자량과 네트워크 밀도가 증가하면서 재료의 유리 전이 온도 (Tg)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따라서 완전히 경화된 단단한 고체 상태 및 최대의 유리 전이 온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화온도를 적절히 제어하거나 후경화(Post-curing) 공정을 통해 시스템에 충분한 열에너지를 공급하여 분자 운동성을 재활성화해야 한다.

 

  같은 Rheometer라도 시편의 상태와 시험 조건에 따라 전혀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전 글 (Rheometer 그래프 읽기 ① : 왜 점도를 측정할까??)에서는 미경화 상태의 액상 접착제를 대상으로 전단 속도에 따른 점도 변화와 공정 중 유동 거동을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Rheometer를 단순히 점도만 측정하는 장비가 아닌, 경화가 진행되면서 액체의 성질보다 고체의 성질이 우세해지는 순간을 찾는 데에도 활용하는 Gel Point에 대해 알아 보았다. Gel Point는 작업 시간과 경화 조건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다음 글 (Rheometer 그래프 읽기 ③ : Rheometer와 DMA는 무엇이 닮았을까?)에서는 Rheometer를 이용하여 접착제를 경화시킨 후 다시 승온하면서 점탄성 변화를 측정하여, 경화된 고분자 네트워크의 온도 의존적 점탄성 거동을 살펴보고자 한다. 

+ Recent posts